전어이야기
⟲ 전어예찬
‘전어 한 쌈에/
달빛 한 쌈/
작년에 떠났던 가을/
파도에 실려 돌아오네/
가족들 모두 병이 없으니/
떠난 것들 생각에 밤이 깊어도 좋으리/
창 밖에/
먼 곳 풀벌레 가까이 다가 오누나’
<윤상운의 ‘전어와 달빛’>
가을에 전어를 못 먹으면 한겨울에도 가슴 시리다던가.
어느 여름날,
나이 일흔에 죽을 날만 기다리던 노인이
‘죽는 것은 괜찮지만, 올가을 전어 맛을 못 보고 죽는 게 억울하다’고 했다는 우스갯말까지 있다.
가을이 되면 대한민국은 ‘전어깨밭’이 된다. 이 골목 저 골목, 이 아파트 저 아파트에서 전어 굽는 냄새가 하늘을 찌른다. 누렁이의 반질반질한 코가 연방 벌름거린다. 남해바다가 통째로 구워지고 있다. 서해바다가 노릇노릇 석양에 익고 있다. 또 한 해가 저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전어구이는 숭숭 칼집을 내어 막소금을 뿌리고 노릇노릇 구워낸 것이 일품이요, 전어회는 나박나박 썬 다음 배와 무생채, 풋고추와 미나리채를 무침으로 버무린 것이 최상의 맛이다. 달보드레하고 달짝지근하고 고솜한 맛이, 또는 혀끝이 얼얼하고 상큼한 맛이 다른 음식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별미다. 하지만 전어구이나 전어회보다 달보드레하고 쌉싸래한 맛을 내는 것이 밤젓이다. 밤젓이란 전어창자 중에서 밤톨(돌기)만을 따내어 젓갈을 담근 것을 말한다. 전어창자로 담근 것은 돔배젓이다. 밤젓 한 숟가락을 듬뿍 떠 햅쌀밥에 비비면 혀에 감치는 그 그로테스크한 맛이라니! ‘서울 사람들, 돔배젓은 알아도 밤젓은 모른다’는 말은 쉬쉬하며 떠도는 남도의 식담이다.”
<‘시인 송수권의 풍류 맛 기행’에서>
가을이 쳐들어왔다.
전어 떼가 돌아왔다.
머리에 깨 서 말을 가득 채워 펄떡펄떡 뛰어왔다.
봄 도다리(주꾸미), 여름 민어, 가을 전어, 겨울 숭어….
붉은 배롱나무꽃잎이 땅바닥에 낭자하게 떨어지면,
전어 살집이 통통하게 오르기 시작한다.
코스모스 꽃이 한들거리면,
몸통에 기름이 자르르 흐른다.
골목마다 전어 굽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집 나갔던 며느리가 못 잊어 돌아온다는 바로 그 냄새다.
전어는 남해안 서해안 연안에서 잡힌다. 주로 얕은 바다에서 논다. 플랑크톤 등 각종 유기물이 많은 강 하구를 좋아한다. 산란기는 4∼5월. 알을 낳고 나면 몸이 푸석하다. ‘봄 전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가을엔 내년 봄 산란을 위해 다시 열심히 먹는다. 오동통 살이 찐다. 지방이 봄의 3배가 넘는다. 한마디로 회로 먹든, 구워 먹든 고소하다. 깨소금 맛이다.
전어구이는 우선 전어 몸통에 2cm 간격으로 칼집을 낸다. 그 다음엔 굵은 소금을 뿌린 뒤 1시간 정도 재워둔다. 그것을 석쇠에 노릇노릇 구워 먹으면 된다. 좀 재워둬야 비린내가 안 난다.
전어회는 뼈째 두께두께 어슷하게 썬 뒤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된다. 상추에 미나리 풋고추 등과 함께 싸서 먹으면 더 맛있다. 배채 무채 미나리 양배추 양파 깻잎 등 야채와 함께 무쳐 먹으면 전어회 무침이다.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뼈가 굵으면 씹기가 힘들다. 크기가 15cm쯤 되는 게 뼈도 부드럽고 맛도 좋다. 자연산 전어는 9월 중순 무렵에 잡힌 것이 알맞다.
양식전어는 아예 적당하게 키워 시장에 낸다.
요즘엔 물탱크에 산 전어를 가득 채운 활어차가 동네 골목까지 돌며 팔기도 한다. 활어차에서 파는 전어는 자연산이 드물다. 서울에선 가락농수산시장이나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활어를 살 수도 있다.
살찐 전어는 양식일 가능성이 크다. 양식 전어는 살집이 지나치게 붙었다. 뱃살 라인이 약간 처졌다. 자연산 전어는 배가 사슴처럼 날씬하다. 기름기도 양식보다 많지 않지만 고소하다. 자연산 전어가 깨가 서 말이라면, 양식 전어는 깨가 한 말 정도나 될까?
전어를 노릇하게 구운 뒤 머리를 덥석 물어 그 즙을 핥아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한자로 전어(錢魚)의 ‘전(錢)’자는 돈(엽전)을 뜻한다. 조선후기 서유구의 책 ‘임원경제지’에 보면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해서 파는데, 귀족 천민을 가리지 않고 돈 아까운 줄을 몰랐다. 그래서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나와 있다. 이때 전어는 전어회나 전어구이가 아니라 소금에 절인 자반전어나 전어속젓 혹은 전어창자로 담근 돔배젓일 것이다.
전어새끼는 전어사리라고 부른다. 전어사리로 담근 젓이 엽삭젓(뒈미젓)이다. 전어내장을 모아 담근 젓은 전어 속젓이다. 안도현 시인이 ‘쓰디 쓴 눈송이만 한 어둔 내장(內臟) 한 송이를 남겨 놓으니 이것으로 담근 젓을 전어속젓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한 그 젓갈이다.
조선시대 돈은 엽전이다. 엽전은 겉이 둥글둥글하고, 가운데 구멍은 네모나다. 전어도 몸통은 둥글지만, 지느러미나 꼬리는 각지다. 크기도 크지 않다. 전체적인 이미지가 엽전하고 닮은꼴이다. 이를 근거로 일부에선 전어라는 이름이 조선시대 엽전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한다. 어쨌거나 전어는 잔가시가 엄청나게 많지만 살집은 고소하고 달다. 돈도 벌 때는 각지게 악착같이 모아야 하지만, 쓸 때는 둥글게 정승같이 써야 한다.
일본에선 전어를 ‘고노시로’라고 부른다. 초밥에 많이 쓰지만, 가시가 많아서인지 구워 먹는 것은 썩 즐기지 않는다. 뼈째 썰어 먹는 회는 더욱 그렇다. 일본인들에게 ‘뼈있는 회’는 거북스럽다. 회를 ‘뼈째 썰어, 오도독 오도독 잘도 씹어 먹는’ 한국인들은 정말 유별나다.
출처 [동아일보]
⟲ 가을 전어[錢魚], 본전 생각 절대 하지 말라
1. 맛으로 냄새로… 아, 가을이여 !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요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옛말이
전해지는 걸 보면 우리 서민과 참 가까웠던 생선이었던 것 같다.
전어에 관련된 찬사가 유독 많은 전어는 참 행복한 생선이다. 그만큼 맛이 좋기 때문이겠지만 그래도 좀 미심쩍고 뭔가 석연찮은 생각이 솔직히 든다.
먹을 꺼리가 부족했던 옛 날 그토록 맛있다는 전어는 헐값에 팔렸는데 왜 인기가 없었을까?
별로 거들떠보지 않는 이 생선에 이상한 수식어는 어째서 이렇게 많이 붙여 놓았는가?
이상한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냉정하게 살펴보면 전어 대가리는 물론 전어 몸 어디에도 깨가 서말 들어있지 않고, 암만 둘러봐도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 맡고 새삼 집이 그리워 돌아오지도 않는다. 이 모두 어찌 보면 허황된 과장이 아닐 수 없다. 인기 없는 전어를 팔아 치우기 위하여 만들어 낸 수식어 치고는 어쨌든 그 효과는 엄청나다. 드디어 그렇게 흔하게 잡히던 전어에 대한 수요가 치솟아 그 가격이 광어나 우럭을 추월하기에 이르렀다.
가을의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는 전어는 생선계의 신데렐라로 변신했다.
전어는 깻잎과 잘 맛는다. 깻잎은 고소하지만 향이 진하기 때문에 자칫 전어 맛은 구경도 못하고 깻잎 맛만 실컷 보게 될 소지도 있다. 그래서 깻잎 반장에 뼈 째 썰기 한 전어 몇 점을 올리고 순수한 재래 된장을 떠서 마늘 반쪽, 매콤한 고추 한 조각으로 쌈을 싸서 입에 쏙 넣고 천천히 씹으면서 그 고소한 맛을 음미한다. 이것이 전어회의 참맛이다.
전어를 구우면 자글자글 익으면서 기름이 불에 떨어진다. 때문에 전어는 숯불이나 연탄불에 구워야 한다. 전어구이 먹고 어디 가서 깨가 서말이더라고 자랑하려면 직접 석쇠에서 굽고 있는 전어를 구우면서 나는 냄새와 연기를 맡아야 그 고소함의 맛을 겨우 혀끝에 적실 수 있다.
전어는 내장 째 구워야 제 맛이 난다. 배를 갈라 내장을 빼고 구우면 맛의 영혼이 빠져나간 것과 같아서 앙꼬 없는 찐빵으로 비유할 수 있다.
철따라 잊을 만하면 다시 찾아 그 맛을 즐기게 되는 고국의 여러분은 그런 점에서도 우리 같은 먼 이국 땅 외로운 나그네 생활에 찌든 사람들 보다 얼마나 행복한가?
출처 : 63토끼마라톤클럽
2. 정 일근의 전어 시 2 편
가을 전어 / 정일근
시인이여, 저무는 가을 바다로 가서 듬뿍 썰어달라 하자
잔뼈를 넣어 듬성듬성한 크기로 썰어달라 하자
바다는 떼지어 헤엄치는 전어들로 하여 푸른 은빛으로 빛나고
그 바다를 그냥 떠와서 풀어놓으면 푸드득거리는 은빛 전어들
뼛속까지 스며드는 가을을 어찌하지 못해 속살 불그스레 익어
제 몸 가득 서 말의 깨를 담고 찾아올 것이니
조선 콩 된장에 푹 찍어 가을 바다를 즐기자
제철을 아는 것들만이 아름다운 맛이 되고 약이 되느니
가을 햇살에 뭍에서는 대추가 달게 익어 약이 되고
바다에서는 전어가 고소하게 익어 맛이 된다
사람의 몸에서도 가을은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법이니
그 빈자리에 가을 전어의 탄력 있는 속살을 채우자
맑은 소주 몇 잔으로 우리의 저녁은 도도해질 수 있으니
밤이 깊어지면 연탄 피워 석쇠 발갛게 달구어 전어를 굽자
생소금 뿌리며 구수한 가을 바다를 통째로 굽자
한반도 남쪽 바다에 앉아 우라나라 가을 전어 굽는 내음을
아시아로 유라시아 대륙으로 즐겁게 피워 올리자
ㅡ2004년도 소월시문학상 작품집
가을 전어를 살리다 / 정일근
용주사에서 하안거 마치고 오신 현전 스님 앞에
두툼한 가을시편들 자랑처럼 펼쳐 놓았는데
시 수십 편 읽으시다 한 줄*에 놀라 물러서신다
칼로 썰어달라니! 시에 피냄새 진동하는구나!
스님 주장자 들어 내리 치신다
손에 피 묻히지 않고 마음에 피 흘리지 않고
그분의 길 조용조용 따라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내 시에서 풍기는 피냄새 내가 알지 못했구나
어쩔거나, 시가 저 착한 것들 모두 썰어버렸구나
어쩔거나, 무심한 시가 칼이 되어 생명 저미었구나
가을 전어들 시로 죽였으니 시로 살리기 위해
가을이 오는 바다에 시를 용서처럼 풀어놓는다
가을전어들이여, 너희들 살아서 바다로 돌아가시라
몸 속 서 말 깨는 탈탈 털어 세상에 던져 버리고
현전 스님 들려주시는 화엄경 뼛속 살 속에 담고
그분의 바다로 돌아가 극락왕생 하시라
3. 전어[錢魚], 제대로 알아보자
경골어강(硬骨魚綱 Osteichthyes) 청어목(靑魚目 Clupeiformes) 전어과(錢魚科
Dorosomatidae)의 한 종(種).
〔특 징〕
학명은 Konosirus Punctatus JORDAN et SNYDER이다. 몸빛은 등은 검푸르고 배는
은백색이다. 등쪽에는 갈색 반점이 있고 옆구리 앞쪽에 갈색의 큰 반점이 하나 있다. 등지느러미의 끝 연조(軟條)가 현저히 길고 실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꼬리지느러미는 황색을 띠고 있다. 몸길이는 15∼31㎝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 많이 분포한다. 근해성 물고기로서 여름 동안은 외양에서 지내고 10
월경부터 이듬해 3월경 사이에 내만이나 하구의 기수역(汽水域: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수역)에 내유(來游: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수역)에 분포 한다.
〔유 래〕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충청도에,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충청도·경상도·전라도 및
함경도에서 전어가 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영조 때에 편찬된 읍지들을 보면 황해도를 제외한
전 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 玆山魚譜≫에는 전어를 한자로 전어(箭魚)라고 쓰고 그 속명도
같다 하였으며, 또 “큰 것은 1척 가량이고 몸이 높고 좁다. 빛깔은 청흑색이다. 기름이 많고
맛이 좋고 짙다. 흑산도에 간혹 있는데 육지에 가까운 곳에서 나는 것만 못하다.”라고 하였다.
〔어 획〕
어기(漁期)와 어법에 대하여서는 입하 전후에 전어가 내유할 때 그물을 쳐서 잡는다고 하였다.
1903년에 간행된 ≪한해통어지침 韓海通漁指針≫에는 전어는 우리 나라 연해에 널리 풍산
(豊産)하는데 상당히 많이 잡힌다고 하였고, 또 가덕도·거제도·진해·고성 연해에서도 어장
(魚帳:우리 나라 재래식 정치망)과 대부망(大敷網)에 적지 않게 혼획(混獲)된다고 하였다.
전어는 내만의 아주 얕은 곳까지 군래(群來)한다. 그러므로 일제시대에는 호망(壺網)·어전(漁箭)·지인망(地引網)·자망(刺網) 등으로 잡았다. 그러나 같은 곳에 있는 곳은 숭어 석조망
(石繰網), 선자망(旋刺網) 등으로 잡았다. 오늘날에는 주로 선망(旋網)·유자망(流刺網) 등으로
잡고, 정치망으로도 잡는다.
어획량은 1928년에 5,745t을 잡은 것이 최고기록이었고, 광복 뒤에는 1960년대 후반기경부터
뚜렷한 증가현상을 보여 연간 수천t씩 잡혔고, 1988년에는 1만 423t이 어획되었고, 1997년에는
1만 3836t이 어획되기도 하였다. 오늘날 선도가 높은 전어는 생선회로 많이 소비되고 있어
그 값이 비싸고, 활어(活魚)로 판매되는 것은 더욱 비싸다.
≪참고문헌≫ 玆山魚譜
≪참고문헌≫ 蘭湖漁牧志
≪참고문헌≫ 韓國水産魚類(金仁培, 太和出版社, 1974)
≪참고문헌≫ 韓國魚圖譜(鄭文基, 一志社, 1977)
≪참고문헌≫ 韓海通漁指針(葛生修亮, 黑龍會出版部, 1903)
출처 : 엠파스 백과
4. 전어, 본전 생각 안 하는 생선
전어는 청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로서 서식장소는 수심이 30미터 이내의 얕은 연안이므로
주로 서해안과 남해안에 서식하고 있으며, 겨울에는 남쪽에서 월동하고 4-6월에 난류를
타고 북상한다.
여름에는 남,서해안 연근해의 각종 플랑크톤과 유기물등을 섭취하는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월동을 위해 다시 남쪽으로 내려간다. 이때의 전어는 몸길이가 20cm정도로
자라 가장 영양가 풍부하고 맛이 좋게 된다.
남쪽바다에서 다자란 전어가 9월 중순경부터 잡히기 시작해서 12월까지 잡히는데 가장
맛이 좋을때가 10월이며, 그래서 가을전어는 10월 전어라고도 한다. 오죽했으면 돈 생각 안 한다고 해서 전어(錢魚)라고 했을까.
전어가 많이 잡히는 곳은 광양, 고흥, 보성등 전남 남쪽해안이다. 광양에서는 전어축제도 열고 있다.
전어는 100g중 수분 71g, 단백질 25g, 지방 2g. 열량도 많지 않아 다이어트에 좋다고
한다. 전어회는 숙취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먹는 방법도 회, 무침, 구이 등 다양하다.
전어는 낱마리로 거래되지만 예전에는 열마리를 한 묶음으로 가느다란 대나무에 끼워서
팔기도 했다. 자연히 가느다란 대에 끼워서 엮어야 했는데 바로 여기에서 전어(箭魚)의
이름이 유래됐다. 전어(箭魚)에서 사용된 전(箭)이란 대와 관련이 있으며, 대로 엮어
팔았기 때문에 이름이 전어가 된 것이다. 가을이면 바다가 허옇게 될 정도로 많았던 전어
가 요즘은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최고의 전어 어장으로 알려진 경남 삼천포의 마도 사람
들도 전어가 별로 안잡혀 맘이 편치않다. 제철이 되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에서
예약이 폭주하지만 양이 적어 수요에는 맞출 수 없다고 한다. 요즘에는 대에 꿰어 팔기는
커녕 잡히기만 하면 곧 바로 돈이 된다. 산채로 실려 횟집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귀하신
몸이 된 것이다. 그래서 전어 이름도 이제 전어(箭魚)가 아니라 전어(錢魚)가 됐다.
5. 전어관련 상식
세고시(背越し)란?
우리나라 말로 뼈채 썰기라 하지만 일본말인 세고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전어, 도다리
새끼, 은어 등과 같은 소형의 횟감용 생선을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비늘을 벗긴후
뼈와 함께 얇게 썰어낸 것으로, 뼈가 씹히는 거친 맛과 육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세고시를 즐기는 사람은 생선회에 일가견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어를 포를 뜨거나 잘게
썰어 놓고 세고시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뼈채 썬 것이 본래 의미의 세고시다.
어자원의 고갈로 도다리 새끼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도다리 세고시의 소비가 늘면서,
양식 넙치 새끼가 자연산 도다리 세고시로 둔갑되기도 한다.
전어 선자망(旋刺網) 잡이
전어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잡는다. 갈매기나 바다에 떠다니는 해초더미 유무와
전어무리가 지나다니면서 생기는 물빛깔을 보고 전어 어군을 발견한다. 어군을 발견
하면 그물을 선수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한바퀴 둘러치면 배는 그물의 안쪽에 위치
하며, 그물은 부채꼴로 펴지고 그물 밑부분은 뚫려 있다. 어부들은 전어 떼를 둘러싼
상태에서 노를 이용해 전어 쪽으로 접근, 10~15분간 장단에 맞춰 빨래 방망이로 배를
세게 두드리거나 긴 장대나 어른 주먹만한 돌을 줄에 묶어서 바다로 던진다.
표층에서 주로 사는 전어는 소리에 놀라서 주위로 흩어지면서 그물에 꼽히며, 전어는
습성상 밑으로 도망가지는 않는다. 전어가 부채꼴로 둘러싸인 그물에 꼽혀 잡힌다는
뜻으로 선자망(旋刺網) 어법이라고 한다.
활전어는 담수가 많은 곳에 보관
전어는 성질이 대단히 급해 좁은 수조에 가두어 두면 빨리 죽어버린다. 어획후 수송 및
보관 시에 움직임을 둔화시키기 위해 담수와 해수의 비율을 6:4로 한다. 이렇게 해도
하루 이상 살려 놓기가 어려운 어종이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센 날에는 전어잡이 배가
출어하지 못하므로 전어회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활오징어
도 비슷하다. 활어 수송업자의 말을 빌리면 활전어와 활오징어의 저장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출처(일부) : 조영제(趙英濟) 부경대교수. 생선회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