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현기증, 부종, 경련, 마비와 저림으로 알 수 있는 병
1) 동계(動悸) -
심장의 박동이 정상이 아니라고 느낀다.
보통 [동계]라는 말은 심장의 상태가 펄떡펄떡 날개라도 치는 듯하다는 주관적인 감각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리고 동계가 있다고 호소하는 사람은 심장이 뛰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고 의식하고 있다 . 실제는 심장이 불규칙하거나 강하게 박동하는 상태를 개인이 느끼고 있을 때, 이를 동계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리라 생각한다.
일상 진료에서 가장 많은 것은 감기에 의한 동계와 기외수축(期外收縮)에 의한 동계이다 모두 일과성이므로 내버려두어도 괜찮다.
동계는 병이 아니고 가령 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운동을 하거나 또는 담배, 커피, 알코올을 마셔도 일어난다. 그 뿐 아니라 사춘기와 폐경기에도 종종 일어난다.
2) 현기증 -
“어질어질하다, 빙빙 돈다, 당장 실신할 것 같다.”고 느낀다.
○ 보통 흔히 말하는 [현기증]이란 대개 어찔어찔하다, 빙빙 돈다, 당장 실신할 것 같다라는 주관적인 상태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진정한 [현기증]이 아니다. 진정한 현기증이란 그 사람을 중심으로 해서 주위가, 예를 들면 천정이 빙빙 도는 것 같은 주관적인 이상을 말하는 것이다.
일상의 진료에서는 전자의미에서의 현기증이 압도적이고 후자의 의미에서의 현기증은 극히 드물다. 전자의 원인은 주로 정신신경증이나 뇌의 순환 장애의 두 가지이다. 말하자면 마음의 탓이거나 뇌에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기에 걸려도 현기증이 일어나고, 빈혈이나 과로도 또한 영양부족도 현기증이 생기는 것이다.
3) 부종 -
평소 주름진 곳에 주름이 없어졌다고 느낀다.
○ 부종이 있는가, 없는가를 어떻게 아는가의 문제인데, 이것은 의외로 어렵다.
진정한 부종은 조직 사이에 물이 고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부기의 경우는, 평소 주름진 곳에 주름이 없어지고 그곳이 윤이 나 보이지만 손가락으로 피부를 누르면 곧 없어지지 않는 흠이 생긴다.
문제는 드문 병이지만 점액수종의 부종이다. 정도가 심하면 외견상 피부가 말갛고 아무래도 부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가락으로 눌러보면, 진정한 부종보다 탄력성이 있고 홈도 속히 없어진다.
다음은 노인이나 비만한 사람이 감식(減食), 기타로 여윌 때에 생기는 부종이다. 또 노인은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으면 종아리가 붓는다. 늙으면 피라조직이 위축되어 엉성해지기 때문이다. 종아리를 몇 시간 동안 늘어뜨리고 있으면 정맥에 피가 울혈하여 자연히 수분이 혈관 밖으로 나와서 성긴 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심장의 위치보다 높으면 종아리의 정맥피가 심장으로 가려면 중력에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인간의 정맥에는 군데군데 심장을 향해서만 열려 있는 판막을 향해서만 열려있는 판막이 있어 그 판막을 통과한 정맥피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다음은 신장과 심장의 병에 의한 부종이다. 신장성 부종은 전신, 특히 얼굴 그리고 윗 눈꺼풀에 오지만 심장성 부증은 심장의 위치보다 아래로 온다. 즉 서 있으면 복부 아래 특히 발에 부증이 심하고 누우면 앞으로 향한 반신이 심하게 붓는다.
신장성 부증을 일으키는 것으로서는 네프로제증후군․급성신염․만성신염 등 이 있다.
심장성 부증을 일으키는 것으로서는 고혈압성 심질환․각종 판막 증․동맥경화성 심질환․류머티즘성 심질환․만성폐성심․유착성 심막염 등 이 있다.
모두 위험한 병이므로 각각 신장과, 순환기과에서 진찰을 받도록 한다.
4) 전신․수족의 경련 -
「경련」을 일으키면 누구나 깜짝 놀라서 의사를 부르게 된다. 그런데 이럴 때 걱정이 되는 경련과 그렇지 않은 경련을 미리 알아두면 한밤중에 소란을 피우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경련은 중추신경, 특히 뇌에 어떤 자극이 가해질 때 일어난다. 생후 6개월에서 10세까지의 어린이는 급격히 상승한 열로 인해 열성경련을 일으킨다. 일산화탄소 중독이나 비타민의 결핍도 자극이 된다.
뇌의 부종, 가령 선천적인 뇌의 부종에 의한 것은 만 2세까지, 사춘기 이후는 암, 기타 부종으로 일어난다. 또 뇌혈관이 경련을 일으키거나 터지거나 막혀도 경련의 원인이 된다. 뇌출혈․뇌연화증․혹은 뇌전색(腦栓塞)등이 그것이다. 또 뇌의 외상으로도 경련을 일으키고, 파상풍균의 독소가 척추에 부착하거나 뇌나 수막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해도 경련이 일어난다.
그리고 경련을 일으키는 유명한 병에 간질이 있다. 뇌에 외상을 당하고 그 후유증으로 생기는 간질을 외상성 간질이라 하고, 이렇다 할 원인을 모르는 타고난 간질을 특발성 간질이라고 한다.
경련 그 자체는 별일이 없지만 경련으로 의식을 잃으면 머리를 다치기 십상이므로 우선 머리에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빨이 난 어린이의 경우는 나무젓가락 등을 거즈나 손수건 따위를 말아 이 사이에 끼워 준다. 손가락을 입 속에 넣으면 잘릴 염려가 있으므로 손가락을 수건 따위로 감아 준다. 또 옷이 꽉 조이면 헐겁게 해준다.
경련의 처치는 배후의 병이 어떤가가 문제지만 일반적으로 응급처치는 안정이 제일이다.
5) 마비와 저림 -
정확히 말하면 마비란 운동신경이 상한 상태이고 저림은 지각신경이 상한 상태이다.
그런데 뇌는 운동을 맡고 있는 곳과 지각을 맡고 있는 곳이 비교적 확실히 구분되어 있지만 몸의 말단 쪽은 운동신경의 섬유(纖維)와 지각신경의 섬유가 대체로 함께 있으므로 마비와 저림은 그렇게 확실히 구별되지는 않는다. 가령 좀처럼 정좌하지 않은 사람이 오랫동안 다리를 꼬아서 정좌하고 있으면 발이 저려오는데 동시에 발이 마비되어 한동안 걸을 수 없게 되는 것이 그 예이다.
○ 마비 -
반신이 마비되면 대개 뇌출혈이나 뇌연화증이다. 뇌출혈이란 뇌의 혈관이 터진 것이고 뇌연화증이란 뇌의 혈관의 피가 막힌 것이다. 그 결과 뇌의 일부에 피가 통하지 못하게 되므로 임상적으로는 뇌출혈과 같이 생각하여도 좋을 것이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반신불수의 거의 반은 외연화증이라고 한다.
한쪽의 수족이 마비되었을 때, 대개 입이나 혀도 반이 마비되어 있어 혀가 돌아가지 않는 것은 이미 아는 바이다. 그러나 이때 수족이나 입만이 아니라 가슴이나 배의 근육도 한쪽이 마비되어 있다. 그래서 호흡은 상당히 제한을 받게된다.
만일, 마비된 쪽을 위로하여 옆으로 눕히면 마비되지 않은 반신이 체중에 눌려서 호흡을 잘 할 수가 없다. 그 때문에 때로는 전신 특히 ,얼굴이 보라색이 되어 질식까지 하게된다. 그러므로 마비된 쪽을 밑으로 하여 눕히도록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