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대변으로 알 수 있는 병
1) 변의 상태와 회수에 대하여 -
입으로 들어간 영양분은 위에서도 어느 정도 흡수되지만 대부분은 소장에서 흡수되고 대장에서는 수분만이 흡수된다. 따라서 소장의 내용물은 죽 같지만 대장에서는 수분이 흡수됨에 따라 서서히 굳어져 간다. 만일 대장의 연동이 약하여 일정 속도로 대장 말단의S자 부분으로 변이 보내지지 못하면 횡행결장이나 하행결장에는 동글동글한 굳은 변이 쌓이게 된다.
보통 변비라면 차례로 보내 온 변이 S자 부분에 쌓여 며칠이고 배설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항문 부근의 치질이나 염증 때문에 변이 나오려고 하면 반사적으로 항문 괄약근이 조여질 경우에 변비가 된다.
대장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해 염증을 일으키면 대장은 과민 상태가 되어 연동이 높아지고 소장에서 보내온 죽 같은 변에서 수분을 충분히 흡수할 틈도 없이 변이 배설되게 된다 . 이것이 설사이다.
콜레라처럼 거의 복통을 느끼지 않고 물과 같은 설사를 계속하는 것도 있고, 장감모(腸感冒)때처럼 죽 같은 변을 몇 차례 설사할 뿐 저절로 낫는 것도 있다. 또 감정이 고조되어도 뒤장의 운동이 심해져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2) 설사를 한다 -
먼저 설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원칙적인 지식을 알아두자.
① 갓난애는 감기에 걸리면 거의 반드시 설사를 한다.
② 어른도 감기에 걸리면 때로 설사를 한다.(소위 장감모)
③ 항생물질 중에는 드물지만 설사를 일으키는 것이 있다.
④ 설사를 해도 보통은 식사 제한을 하지 않아도 된다.
⑤ 설사를 하면 수분과 염류가 몸에서 사라지므로 소실된 만큼 섭취해야 한다.
설사를 하면 곧 지사제를 먹지 말고 2 - 3일 상태를 본다. 그러나 열이 나면 진찰을 받을 것.
소화가 안 되는 것, 부패한 것, 혹은 세균에 오염된 것을 먹으면 인체는 그것을 빨리 몸밖으로 내보내려고 토하거나 설사를 하는데, 이것은 자연적으로 갖추어진 생체 방어기전이다.
설사가 난다고 곧 지사제를 먹는 것은 좋지 않고 오히려,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에 주의를 기울여 원인을 제거하도록 해야 한다.
3) 혈변이나 색이 이상한 변 -
육안으로 보아 변에 묻어 있는 붉은 변은 위나 십이지장궤양, 혹은 위암 등에서 나온 피가 섞인 변이 아니라, 대장이나 직장 혹은 항문에서 나온 피가 변에 섞인 것이거나 표면에 부착한 것이다.
보통 위나 십이지장에서 나온 피는 산성의 위액에서 검게 된다.
또 초콜렛을 먹으면 초코렛색이 되고 시금치 같은 엽록소가 많은 채소를 먹으면 변은 녹색이 섞인 검은 색으로, 육식을 하는 사람은 암갈색,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먹은 사람은 황색이 된다.
암갈색 또는 녹색이 섞인 검은 변이, 소화관 상부에서 나온 출혈에 의한 혈변인지 아니면 단순히 음식에 의한 검은 변인지 분별하려면 벤지딘 여과지로 조사하면 된다.
4) 변비가 있다.
① 2-3 일에 서 4-5일 계속되는 것이다.
병상에 누워있으면 대개의 사람은 변비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제를 먹든지 관장을 하면 되므로 변비 그 자체는 거의 문제가 되니 않는다.
위장, 기타 내강장기(속이 비어 있는 장기)의 평활근의 운동이나 경련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했을 경우에도 급성변비가 생긴다.
가령 위궤양이나 급성위염처럼 통증을 수반하는 병일 때는 내복약 중 로트에키스나 자율신경 차단제 같은 통증이나 위장운동을 억제하는 약을 흔히 먹는데 이런 것을 먹으면 변비를 일으키고 , 담석증이나 요로결석의 산통발작일 때에는 모히아트나 파파스코 등 마약류를 흔히 피하주사하는데 이런 경우도 변비가 생긴다.
또 감기약으로 코데인이 든 것을 마셔도 장의 운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변비가 생긴다.
다음에 급성변비가 생기는 것은 항문 열상이나 수치질 ,탈항, 항문 주위염 등이 있을 때이다.
S 결장에 모인 변의 자극으로 변은 보고 싶지만 항문을 통과하려면 통증 때문에 그러므로 변비가 생긴다.
대개 4 - 5일간 변이 항문 바로 앞에 모이면 변은 점차 굳어지고 엉겨붙어서 항문을 통과하기 점점 어렵게 된다. 이 때는 하제나 관장도 소용없으므로 손가락으로 파내도록 할 것.
보다 위쪽에서 대장, 소장이 막혀 하제를 먹거나 관장을 해도 변이 나오지 않으면 이는 이미 장폐색으로 결국은 장의 가스조차 통하지 않게 된다.
처음에는 산통성의 복통이 오고 , 이어 지속성의 복통이 온다. 결국에는 구토가 시작되어 처음은 위 속의 것을 토하지만 곧 담즙과 이어서 변을 토하게 된다. 결국에 가서는 안색이 창백해지고 , 체온이 내러가며 맥은 빠르고 약해짐과 동시에 식은땀을 흘린다. 이렇게 되면 곧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갈 것.
② 만성변비 -
만성변비는 매일 변을 보다가 며칠씩 안나오고 변도 굳고 건조하며, 또 양이 적으며 아랫배가 당기는 불쾌감이 있다.
가령 1주일에 한 번씩 토끼똥 같은 변을 10여년 계속하더라도 본인이 병이라고 느끼지 않으면 만성변비처럼 보아더라도 병적 상태라고 할 수가 없다.
변을 정기적으로 부드럽게 보려면,
○ 장의 운동이 약하지 않을 것.
○ 장내에 기계적인 장애물이 없을 것.
○ S자형 결장부분의 배변반사가 약하지 않을 것.
○ 항문 괄약근의 경련이 없을 것.
이런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이들 중 어느 하나만 부족해서 장폐색의 상태가 일어난다. 만일 가벼운 장폐색 상태가 있고 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면 만성변비가 생기는 것이다.
